본문 바로가기 보조메뉴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제증명서발급

기자, PD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본문 시작

단비뉴스 편집실

[김하늬]무너지는 중산층 밤새 안녕하셨나요

  • 김하늬
  • 조회 : 17657
  • 등록일 : 2008-09-16
(1)무너지는 중산층 "밤새 안녕하셨나요"
IMF이후 10%P 이상 줄어…고용불안·자영업 붕괴가 원인

최근 고유가와 세계 경제 불안 등으로 보통 사람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소비의 주축인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 중 상당수는 마이너스 가계부를 운영하고 있다.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 흔히 ‘양극화’ ‘2 대 8’ 사회 등으로 묘사되는 중산층의 어려움은 각종 연구에서도 수적 감소와 소득 점유율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중산층의 주를 이루는 40~50대 도시 근로자들은 현재의 생존 여건은 물론 노후 걱정에 한숨만 늘어난다.

중산층이 줄어들면 계층 간 갈등으로 사회통합이 어려워지고 성장기반 붕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상대적 박탈감이 사회나 정치에 대한 분노나 적개심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중산층 몰락 원인은 다양하지만, 우리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자영업 몰락, 성장률 둔화 등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삼고 많은 정책들을 시행했지만 오히려 중산층이 더 줄어드는 결과를 빚기도 했다.

매경이코노미에서 중산층 몰락의 현상과 대책을 짚어보고, 온라인 여론 조사를 통해 중산층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다.

◆ 중산층이 몰락한다

= 경기도 수원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한모 씨(40)는 한 달 급여가 300만원 수준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갈수록 살림살이가 힘들어진다.

외환위기 후 중산층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의 사교육비만 월 70만원 수준. 여기에 아파트 대출금 이자가 30만원이다. 각종 생활비를 더하면 사실상 남는 돈이 거의 없다. 부동산 대출 원금은 아예 갚을 엄두도 못 낸다. 본인 용돈과 살림을 아낀다지만, 앞으로 사교육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개인 돈이 들어가는 직장 회식은 물론 친구들과의 만남도 피하고 있다.

한 씨는 “그나마 아파트 하나 장만해서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요즘은 50대 이후에 뭘 해야 할지 걱정만 쌓인다”며 “대학을 졸업할 때만 해도 중간 정도로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노후에 생계걱정을 하는 게 아닌지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한 씨의 경우처럼 본격적인 중산층 진입이 아니라 빈곤층으로의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산층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40~50대 급여생활자와 자영업자들의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

흔히 양극화로 표현되는 중산층 감소 현상이 진행 중이라는 데는 학계는 물론 정부기관에서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실제 ‘중산층 몰락’으로 표현되는 중산층의 숫자와 소득점유율 감소 현상은 뚜렷하다.

외환위기 후 중산층 10%포인트 이상 줄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국 가구소비실태조사와 가계조사를 이용해 분석한 ‘중산층 정의와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6년 68.5%를 차지했던 중산층(가처분소득기준 50~150% 해당 가구) 기준이 2000년에는 61.9%, 2006년에는 58.5%로 줄어들었다. 10년 동안 10%의 중산층이 줄어든 셈이다.

줄어든 10%의 대부분은 빈곤층으로 떨어졌다. 감소한 10% 중산층 가운데 70%는 빈곤층(중위소득의 50% 미만)에 귀속됐다.

빈곤층의 비율 또한 96년 11.3%에서 2006년 17.9%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산층 몰락의 정도 또한 심해지고 있다. 중산층 몰락 정도를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울프슨지수(잠깐용어 참조)는 2000년 이후 계속 증가세다.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중산층 몰락보다 실제 체감도가 훨씬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최근 물가가 오르는 현상 역시 상대적 박탈감을 높여줄 가능성 또한 크다.

몰락으로까지 표현되는 중산층의 어려움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떨어지면서 성장률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중간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우리 경제의 건전성 악화와 이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소득양극화의 주요 원인”이라 설명했다.

경제성장률 둔화로 중간층 일자리 사라져

외환위기 이후 경제 개방화가 진행되고 기업의 체질 변화는 이뤄졌지만, 성장률 하락세는 뚜렷하다.

70년대 연평균 7%대, 80년대와 90년대에도 고도 성장을 구가하던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에는 4.5% 수준으로 낮아졌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한 게 그 원인. 국내 기업들의 연평균 실질 투자비율은 전두환 정부 시절 14.9%, 노태우 정부시절 12.1% 등으로 두 자릿수를 유지하다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0.6%) 급감했다.

참여정부 3.9%로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과거와는 차이가 있다.

투자 감소는 자연스레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특히 중간층으로 올라설 수 있는 중간층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은 심각하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중간 계층이 될 만한 일자리는 93년 50%에서 2006년에는 41%까지 감소했다.

전병유 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중간층이 줄어드는 현상은 90년대 초반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인력정책이 변화하면서 일자리가 고소득 전문직과 단순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이 안 되는 이유로 노동시장 경직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경기침체와 소득분배 악화로 저소득 계층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성장률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노동시장 경직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영업이 어려움에 빠진 점 또한 중산층 축소의 한 원인이다.

유경준 KDI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중산층 비중 하락은 퇴출된 자영업자들이 실업자와 임금근로자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근로자 간 소득격차 커져

외환위기 이전에는 자영업자의 평균소득이 임금근로자에 비해 높았으나 이후 역전되면서, 소득불평등의 정도가 자영업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숫자는 최근 줄어드는 모양새다.

자영업자 수는 594만5000명으로 전년 상반기에 비해 7만3000여명 감소했다. 자영업자 수가 600만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처음이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4만7000명에서 2003년에는 594만4000명으로 급감한 뒤 2004년과 2005년에는 조금 늘어났다. 2006년부터는 3년 연속 감소세다.

수입 또한 도시근로자에 비해 떨어진다. 통계청 가계수지동향을 보면 자영업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근로자 외 가구’의 1분기 소득증가율은 4%로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증가율 6%에 비해 낮다. 월평균 소득 또한 278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의 399만원과 격차가 크다.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에 공격의 화살을 돌리기도 한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연구원은 “충분한 경제성장을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분배정책을 내세우면서 오히려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복지 정책 또한 소득재분배 기능을 제대로 못했다”고 꼬집었다.

유경준 선임연구위원 또한 보고서에서 “참여정부 동안 소득분배 개선을 위해 많은 재정투자를 했지만 빈곤이 심화된 배경에는 복지전달체계의 오작동이 크다”면서 “체계적인 소득 파악을 통한 복지전달체계 효율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중산층 기준은?…중간 소득 기준 50~150%가 널리 사용돼

= 중산층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은 가구소득을 바탕으로 중위소득의 50~150%에 해당하는 가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소득분배를 바탕으로 10분위 기준 중간 4~7분위나 5분위 기준 2~4분위를 중간계층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사회학에서는 재산 정도가 중간인 중소 상공업자나 소규모 지주를 전통적으로 중간계층으로 분류한다. 산업화가 진행된 이후 나타난 전문경영인이나 관리·판매·사무직 등은 신중간층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산층 혹은 중간계층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만큼,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국내에선 소득보다는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개념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매경이코노미 설문에 따르면 중산층 기준은 연봉 4000만~6000만원 선, 주택 가격은 4억원 안팎 정도로 나타났다.

잠깐용어 울프슨(Wolfson)지수

중위소득으로부터 소득의 분산 정도가 클수록 중산층 규모가 감소한다는 가설을 전제로 중산층의 몰락 정도를 표시한 지수. 숫자가 높을수록 중산층이 더 몰락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2)중산층…연봉 5000만원·순자산 8억원 돼야
◆중산층 연구/ 설문조사◆

예상대로였다. 보통 한국인의 살림살이는 행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점점 쪼그라들고 있었다. 매경이코노미와 매경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IMF 외환위기 이전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밝힌 중산층 비중 58.5%(가처분소득 기준)와 비교하면 훨씬 충격적이다. 그만큼 국민들이 피부로 느낀 살림살이 악화는 예상보다 심각함을 내포한다. ‘10년 뒤 중산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희망적인 답변이 60%를 넘겼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중산층 순자산과 실제 순자산과의 괴리는 주택은 2억원 이상, 연소득은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노후를 대비해 저축하는 금액도 월평균 50만원이 채 못 됐다. 전혀 못 하고 있다는 비율도 높았다.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좁힐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10년 뒤 조사에서도 지금보다 나아질 거란 보장이 없음을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현재 자신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8.7%였다.

IMF 외환위기 이전엔 어떠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42.4%가 중산층이었다고 말했음을 감안하면 만 10년이 지난 지금 상당 수의 중산층이 서민층으로 전락했음을 엿보게 한다. 우리나라 중산층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서민층을 탈피할 수 있었을까.

중산층이라고 답한 사람들 가운데 ‘급여 상승을 통해 중산층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4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동산 가격 상승(21.1%), 주식 등 적극적인 재테크(18.9%) 등이 뒤를 이었다. 상속 및 증여(13.9%)를 통해 중산층으로 도약했다는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중산층이 아닌 사람들은 급여 상승(43.9%), 주식 등 적극적인 재테크(26.7%)를 통해 중산층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40대, 사교육비가 가장 고민

그러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급여보다는 사교육비 완화,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이 이뤄져야 중산층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답했다. 40대는 적극적 재테크(15.3%)보다는 사교육비 완화(24.3%)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고, 50대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통한 내집 마련 기회 확대를 언급한 비율(22.2%)이 적극적인 재테크(18.5%), 사교육비 완화(18.5%)보다 높았다. 중산층을 포함한 한국인들은 현재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부분 우려 섞인 시선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96.3%가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고물가·고환율(57.1%)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고, 고용 없는 성장(12.6%), 가계 및 기업부채(11.5%)가 뒤를 이었다. 국가가 아닌 가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냐는 질문 역시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과 거의 유사한 답변이 나왔다. 하지만 사교육비 부담(22.9%)이 고물가·고환율(42.4%)에 이어 2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연령별로는 특히 40대가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46.6%)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를 앞둔 자녀를 둔 시기가 바로 40대기 때문이다. 10년 뒤 중산층에 해당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64.6%에 달했다.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 경제가 안 좋은 상황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중산층 생활수준과 실제 생활수준과의 괴리는 꽤 커 보였다. 소득, 주택, 금융자산 모두 마찬가지였다. 응답자들은 중산층에 해당하는 연봉 수준으로 4000만~6000만원(40.1%)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실제 급여 수준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연 2000만원 미만에 그쳤다. 연봉 수준이 낮은 20대를 뺀 30~40대를 보더라도 연 2000만~4000만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연봉과 실제 연봉간 괴리가 2000만원 이상 난 셈.

중산층 주택 수준은 4억~5억원

주택 수준도 마찬가지였다. 응답자들은 2억~4억원(38.5%), 또는 4억~6억원(33%)을 중산층 수준의 주택이라고 평가했지만 실제 살고 있는 주택 가격은 2억원 미만(66%)이 대부분이었다. 금융자산은 어떨까.

8000만~1억2000만원은 보유해야 중산층이라는 응답률이 27.3%로 가장 높았다. 1억2000만~1억6000만원(19.9%), 2억원 이상(19.5%)을 응답한 비율도 상당수였다. 그러나 실제 보유한 금융자산은 4000만원 미만이 절반 이상이었고 4000만~8000만원 미만도 21.6%에 그쳤다.

중산층 수준의 월평균 소비금액은 200만~300만원(33.9%)과 300만~400만원(32.3%)으로 비율이 엇비슷했다. 반면 실제 응답자들의 월평균 소비금액은 200만원 이하가 70%에 달했다. 이들은 음식료비(37%)와 사교육비(30%) 비중이 가장 컸고, 의복(6.3%) 및 통신비(3.4%) 비중은 별로 크지 않았다.

사교육비는 월평균 40만원 미만 지출한다는 응답자(40.5%)가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의 12%가 월 130만원 이상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눈에 띄었다. 중산층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50대가 됐을 때 어느 정도의 자산을 보유해야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왜냐하면 나이에 따라 자산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50대를 기준 시점으로 제시했다.

응답자 가운데 34.8%가 50대가 됐을 때 6억~9억원의 순자산을 보유한다면 중산층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9억~12억원을 보유해야 중산층이라는 반응도 24.9%에 달했다. 노후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은행 예·적금(47.7%), 보험(47.4%)을 통해 노후준비를 했지만 금액은 많지 않았다. 월평균 50만원 미만인 경우가 절반 이상이었다. 전혀 못 하고 있다는 비율도 20% 가까이나 됐다.

노후준비도 제대로 못 해

높은 사교육비, 갈수록 치솟는 물가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단 의미다. 은행 예·적금, 자기개발, 주식 등 간접투자는 배우자(동거 포함)가 있는 응답자보다 미혼인 응답자가 적극적이었지만 보험은 배우자 있는 응답자(59%)가 미혼(37.9%)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배우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생각해야 하는 만큼 위험에 대비한 보험 가입이 필수라는 생각이 많이 작용한 듯 보인다.

한편 현 20대들은 자신의 가정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8.6%에 그쳤다. 이는 IMF 시절 가족 소득원을 기준으로 했을 당시 55.2%보다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수치.

그러나 앞으로 중산층이 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3.5%에 달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중산층이 되기 위해 20대는 급여 상승을 통한 몸값 높이기(50.4%)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식을 포함한 적극적인 재테크도 29.3% 응답률로 그 뒤를 이었다. 사교육비 완화(11.9%), 부동산 가격 안정(10.5%) 등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20대들이 외적인 변수보다는 자기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중산층으로 도약하고픈 의지가 강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 어떻게 조사했나…1050명 온라인설문

= 매경이코노미는 중산층에 대한 일반인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매경리서치(www.c-news.co.kr) 및 엠브레인과 손잡고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기간은 9월 1일부터 2일간이었으며 조사대상은 전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65세 이하 남녀 1050명, 조사 방법은 온라인 조사 형식이었다.

소득은 응답자 1인이 아닌 가구원 전체를 기준으로 했다. IMF 외환위기 이전 경제소득을 묻는 질문의 경우, 현 20~30대들은 그 당시 소득이 없었으므로 90년대 후반 당시 가구원의 소득 기준으로 답변을 요청했다.

■ 20대가 생각하는 중산층상(像)…금융자산 1억원 넘어야

= 연봉 5000만원의 나중산 씨는 수도권에 3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 중이다. 펀드, 예금 등을 합한 금융자산은 1억5000만원. 쏘나타를 몰면서 한 달에 300만원을 소비한다.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갈 20대 젊은층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모습이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기존 중산층의 자산이 부동산에 치우쳐 있었다면 지금의 20대들은 금융자산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전체 자산 대비 30%를 넘는다. 현재 가계 총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남짓임을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셈. 물론 20대가 아직 부동산에 투자할 만큼 자산을 갖고 있지 않아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

하지만 펀드를 비롯한 투자형 상품들이 최근 수년간 재테크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재테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선진형 국가로 갈수록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은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매경이코노미가 매경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20대 응답자의 43.2%가 연소득 4000만~6000만원을 중산층으로 꼽았다. 주택은 2억~4억원(41.6%), 금융자산은 8000만~1억2000만원(28.6%)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억2000만~1억6000만원(28.6%), 2억원 이상(18.6%)을 답한 응답자들도 많았다. 월 소비수준은 200만~300만원(34.7%)과 300만~400만원(33.7%)이 중산층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이 많았다.

■ 중산층에 어울리는 자동차…중형차 ‘쏘나타’

= 우리나라 중산층에 어울리는 자동차는 무엇일까. 매경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가까이가 쏘나타, SM5 등 중형차를 꼽았다. 다음으로 그랜저와 같은 대형차(36.7%)를 꼽았다. 반면 혼다 어코드 등 수입중형차에 대한 비율은 4.7%로 낮게 나타났다. 모닝 같은 경차는 3.3%에 그쳤다.

업종별로 일반 사무직 및 자영업은 쏘나타 같은 중형차를 선호했고 경영 관리직·전문직은 그랜저 같은 대형차 선호도가 각각 50%와 48.1%를 기록해 중형차 선호도보다 최소 14%포인트 이상 높았다.

[김정혁 기자]
매경이코노미가 뽑은 표준 중산층
박흥곤 한국동서발전 대리 "먹고살 만하지만 늘 은퇴 걱정"
◆중산층 연구◆

연봉 5000만원으로 대표 중산층 모델로 꼽힌 박흥곤 한국동서발전 대리는 “1년에 최소 8000만원 정도 수입은 벌어야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할 수 있을 듯싶다”고 푸념한다.
‘먹고 살아갈 만한 충분한 연소득이 있지만 퇴근길에 사가는 피자 한 판이나 영화 관람 등에 돈을 쓸 땐 다소 고민을 하는 사람’.

2000년대 초반 워싱턴타임스에서 말한 중산층 기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중산층 상황을 여기에 빗댄다면 어떨까. 아마도 ‘먹고살 만은 하지만 높아가는 사교육비와 주택 담보 이자 부담으로 꼭 필요한 데 외엔 소비할 여력이 없는 사람’ 정도가 될 것 같다.

중산층을 정의하는 기준은 참 다양하다. 주관도 많이 작용한다. 스스로 상류층이면서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 경우도 많다.

그나마 신뢰 가는 기준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중산층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조사를 내놓았다. 현재 우리나라 중산층 표준으로 ‘대학을 나와 직장에서 10년 정도 일했고 가구당 월평균 수입이 300만원 이상이고 99㎡(30평)대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2000cc 중형차를 모는 사람’을 들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연봉 4000만~5000만원 수준의 자수성가한 40~50대 성인을 의미한다.

매경이코노미의 설문 결과도 비슷했다. 연소득 4000만원에서 6000만원 사이면서 2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가치의 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이 중산층이란 의견이 대세였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박흥곤 한국동서발전 대리(40)는 그 기준에 딱 들어맞는 대표 중산층이다. 그는 우리나라 중산층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박 씨는 2억원가량의 일산 빌라에 살며 직장에서 연봉 5000만원 정도를 받는 대한민국 평균 가장이다. 초등학생인 두 딸(성연, 세연)의 다정한 아빠이기도 하다. 집안에서 벌이는 즉석 뮤지컬은 딸들에게 인기만점.

그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창작으로 동화를 지어내 율동과 함께 보여주곤 했다. 그 화답으로 받는 딸들의 애교에 힘을 얻고 매일 직장으로 나서왔다.

이런 그가 요즘 들어 얼굴에 점점 근심이 는다.

우선 내집 마련에 사용한 대출이자를 갚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월 100만원의 무시 못 할 비용이다. 여기에 한 달에 7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가 고정으로 빠져나간다. 박 씨는 “월급통장에 돈이 들어오기 무섭게 밖으로 빠져나간다”면서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에도 자식들에게만큼은 누구보다 떳떳하고 싶은 게 가장으로서의 자존심. 오히려 그래서 소심해진다. 옷 입는 데 신경 쓰기 시작할 딸들이 걱정이다.

그런데 박 씨는 인터뷰 도중 갑자기 “중산층이 떳떳하게 구입할 수 있는 중산층을 대표할 만한 브랜드가 없다”고 푸념했다. 중저가 브랜드를 구입하기에도 꺼려지고 고가 브랜드를 구입하기에는 경제사정이 허락하질 않는 어정쩡한 위치란 설명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 대부분 소득은 충분치 않지만 소비 수준만큼은 남부끄럽지 않게 유지하고 싶은 게 사실”이라면서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고급 이미지를 가진 상품들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점점 더 그의 기대에서 멀어지고 있다. 저가 용품마저 고가로 변하는 추세다.

얼마 전까진 출퇴근할 때 타고 다니는 준중형차인 쎄라토에 드는 기름값이 큰 부담이었는데 이젠 음식거리나 생활용품에 드는 비용까지 치솟으며 박 씨의 가계 재정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주말에 전업주부인 아내와 대형마트 한 바퀴를 돌고 나면 10만원 이상 비용이 듭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절반인 5만원 정도면 구입하고 싶은 걸 다 살 수 있었는데 요즘엔 너무 심하네요.”

물가 상승으로 이중고

그래서 그는 “현재 한국에 중산층은 없다”고 단정한다. 과거 중산층이 주 타깃이던 백화점은 상류층 전용으로 맞춰지고 할인점은 중산층과 서민의 주 거래처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 그런데 할인점 용품 가격도 예전에 비해 많이 오르면서 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고 있다. 박 씨는 “예전엔 상류층, 중산층, 서민 등으로 경제 수준이 나뉘었다면 이젠 서민과 중산층이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씨의 가장 큰 고민은 은퇴 이후의 삶이다.

“정신없이 현실에 치이며 살다 보니 벌써 나이 40대에 접어들었네요. 은퇴시점이 올 텐데, 대비를 해놓은 게 없어요. 한 달 생활비를 다 쓰고 나면 정작 저축할 돈이 남지 않습니다. 미래 걱정에 때론 잠도 설칠 지경이지요.”

그는 “1년에 8000만원 정도는 벌어야 자녀들에게 기본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재테크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가 아니냐”며 반문했다.

정부가 요즘 감세 정책이다 뭐다 해서 경기부양책을 쓰지만 서민들 피부엔 와 닿지 않는다는 게 박 씨 얘기.

“정부에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편다고 해도 그 효과가 제대로 날지 의문이에요.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지켜봤지요. 어려워도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전문대를 나와 곧바로 회사에 취직했다는 그는 요즘 후회감이 크다. 좀 더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회사에서 더욱 인정받는 인재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다. 교육이야말로 ‘서민 같은 중산층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란 결심이 든다.

“교육제도라도 제대로 마련돼 최소한 제 아이들만이라도 가슴을 펴고 살아가게 하고 싶어요. 그 부분에라도 정부가 많이 신경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윤규 기자 / 김충일 기자]
(4)시대별 중산층의 생활
◆중산층 연구◆
◆ 70년대 후반… ‘이코노TV’ 생필품 등극

= 60년만 해도 TV는 돈 있는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66년 금성사(현 LG전자)에서 국내 최초로 진공관식 흑백 48cm(19인치) 제품을 내놓았다. 당시 TV 가격은 6만8350원으로 쌀 25가마 이상을 살 수 있는 고가 상품이었다.

70년 중반부터 TV는 대중적으로 확산됐다. 신문지상과 TV를 통해 광고가 나왔다. 심재부 삼성전자 홍보 부장은 “극장에서도 광고가 나왔는데, 영화 보기 전 안경 낀 부엉이가 나와 ‘이코노, 이코노’를 반복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80년 컬러 방송이 시작되면서 흑백TV는 컬러TV로 빠르게 바뀌었다. 이때 이코노 컬러TV의 가격은 39만8000원이었다. 당시 쌀 한 가마니의 가격은 4만4000원으로 쌀 10가마 정도 가격이었다. 80년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23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치 월급에 해당했지만 저축을 통해 구입할 수 있었다.

◆ 80년대 중반… 아파트가 중산층 아이콘

= 70년대까지만 해도 중산층들의 주요 거주지는 단독, 연립주택이었다. 주택 건설호수를 봐도 그렇다. 80년까지 주택 건설호수 중에서 단독주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80년 당시 단독주택 건설호수는 12만3000호로 아파트(7만7000호)의 2배에 육박했다.

하지만 81년부터 상황은 역전됐다. 단독주택 건설호수는 5만1000호, 연립·다세대주택은 1만2000호에 불과한 데 반해 아파트 건설호수는 8만7000호로 처음으로 아파트 건설 비중이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아파트 비중은 계속 늘었다. 2006년 건설한 주택 수 47만호 중에서 아파트 건설호수는 41만3000호로 87.9%에 달했다.

중산층들은 80년대 들어 아파트 분양을 많이 받기 시작해 아파트가 최고 주거상품으로 주목받았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지금까지도 아파트는 최고 주거상품을 넘어 최고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자동차 보급 확대

= 아파트로 옮긴 중산층들의 관심은 자동차로 옮겨갔다. 88올림픽이 끝난 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크게 증가했다. 80년 10가구당 0.5대에 그쳤지만 90년 2.7대로 4배 이상 커졌다. 국내 80년대 중후반부터 중산층을 겨냥한 신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르망(86년), 엑셀(89년), 엘란트라(90년)가 대표주자였다. 90년대 중반까지 엑셀과 엘란트라의 누적 판매량은 각각 68만대, 58만대였다. 그 결과 2000년 10가구당 자동차 수는 8대까지 늘었다.

B대기업 홍보부장은 “엑셀, 엘란트라, 르망 등은 주로 중산층이 많이 탔고, 쏘나타나 스텔라, 프린스 등은 간부 등이 주로 이용했다. 차를 애지중지하다 보니 일요일만 되면 각 가정마다 호수를 빼서 세차하곤 했다”고 말했다.

◆ 97년 IMF 전후… 이동통신기기 필수품

= 90년대 초 벽돌 만한 휴대전화는 부의 상징이었다. 휴대전화가 보편화되기 전 중산층은 삐삐를 애용했다. 82년 무선호출 서비스 첫해 삐삐 가입자는 235명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인 92년 145만명을 돌파했다. 1004(천사), 8282(빨리빨리) 등 당시 유행하던 호출 번호를 모르면 신세대 축에 못 끼었다.

97년 삐삐 가입자는 1519명으로 증가, 인구 세 명당 한 명꼴로 삐삐를 보유했다. 당시 업계 1위였던 한국이동통신은 세계 3위 가입자를 보유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은 삐삐에서 휴대전화로 갈아탔다. 98년 1000명, 99년 2000명을 돌파해 삐삐 가입자 수를 역전했다. 2006년 4000만명을 돌파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5) [좌담회] 중산층 복원 대책은?
투자환경 개선해 일자리 늘려야
◆중산층 연구◆

사람에게는 허리가, 축구에서는 중원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듯 한 사회를 이루는 데 중산층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런데 한국의 중산층은 요즘 힘들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중산층의 소득수준이 뚜렷이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근간을 이루는 중산층을 키우기 위한 방안을 전문가들에게 구해봤다.

※ 참가자(가나다 순) =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혁신본부장,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

한국의 중산층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김승권 연구혁신본부장(이하 김 본부장) : IMF 외환위기 때문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국 경제를 이끈 주 원동력이 중산층인데 10년 동안 부유층은 증가했지만 중산층은 소득이 감소됐거든요. 구조조정, 자영업자 몰락 등으로 그런 현상이 빚어졌는데요. 경제학적으로 한계소비라고 해서 소비는 그대로 유지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중산층의 경우 소득이 감소한 반면 소비는 줄이지 못하니 현상유지도 버거운 겁니다.

이동훈 수석연구원(이하 이 연구원) : 중산층의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요소로 크게 교육, 노동, 복지 분야를 들 수 있는데요. 우선 노동 면에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점점 부족해지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중산층이 근본적인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지요. 이럴 경우 중산층들은 대부분 자녀들이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교육비를 늘립니다. 빚을 내는 경우도 속출하지요. 하지만 대외 환경이 변하고 일시적으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 안전망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고용 불안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종구 국회의원(이하 이 의원) : 크게 보면 심리적 위축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중산층이 줄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단기적으로 해결되지 않겠지만 한국인 특유의 분배의식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봅니다. 계층 간의 투쟁의식이 강하다 보니 중산층보다는 부유층 아니면 빈곤층으로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는 정치도 한몫했습니다. 지난 정부가 아파트 6억원 이상을 부유층이라고 규정하고 그 사람들에게 더 세금을 많이 내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해온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층을 분열시키는 정책을 펴오다 보니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금융자산은 많은 중산층들의 경우에도 ‘본인은 중산층 이하’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중산층 몰락을 방지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이 비등합니다.

이 연구원 : 일자리를 더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는데요. 최근 정부가 왜 법인세를 먼저 낮추지 않고 감세카드를 꺼내들었는지 챙겨봐야 합니다. 법인세는 대부분 대기업 부담입니다. 상대적으로 당장 인하를 하지 않더라도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반면 감세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샐러리맨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갑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그간 골칫거리였던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최근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본다면 중소기업의 오너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해주면 그 회사의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니면 회사를 팔고 빌딩 사서 임대료 수입으로 먹고 사는 CEO들이 많아질 뿐입니다.

많은 중소기업들에 여전히 필요한 것이 세제 지원인데요. 지금 있는 기업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듣고 이들의 사기를 진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의원 : 중산층인데도 ‘나는 중산층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부유층도 ‘중산층밖에 안 된다’고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인식을 깨기 위해서는 계급투쟁적인 정치구호가 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세제 개편을 얘기할 때 ‘이 부분은 저소득층을 위한 혜택이다’ ‘서민들을 위한 감면이다’란 식의 표현을 즐겨 쓰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말에서 보듯 세금에는 부자를 위한 세금, 서민을 위한 세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논란이 되고 있는 법인세 인하도 표면적으로 대기업을 위한 세제 개편안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법인세를 낮춰주면 악덕 법인이 아닌 한 투자에 더 신경을 쓸 수 있고 협력업체, 하청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게 됩니다. 대기업 혼자 잘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겁니다.

기획재정부 세제 개편안에서 고소득층에 보다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실현돼 있는 소득, 즉 보유자산에 과세하는 것은 상당히 이념적인 세금 부과 방식이라고 봅니다. 그러다 집값 떨어지면 세금으로 보전해줄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지요.

김 본부장 : 정책의 일관성을 통해 신뢰감을 줘야 합니다. 지금은 중산층이 세금을 내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거든요. 세금을 내면 노후가 보장된다는 식의 인센티브가 연계돼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지금 정부 정책은 모순투성이에요. 일자리 창출을 한다면서 한편으로는 구조조정을 하거든요. 기업, 공공기관이 조기 퇴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녀가 대학생이거나 미혼인 중산층 부모들이 퇴출 대상에 해당합니다. 사회 불안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죠. 대안으로 사회적으로 최저임금을 보장하되 적정하게 정년을 연장하자는 식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OECD 국가에 비해 근로시간 과다가 문제되고 있는 만큼 ‘일자리 나누기’ 개념을 일상생활에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시적인 위기 중산층, 위기 가계에 대한 안전망도 있어야 합니다. 현재 긴급구호제도(잠깐용어 참조)가 있으나 실효성이 없는데요. 미국의 웨스트버지니아주는 4000만~5000만원을 지원하는데 이게 안전망으로 효과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자영업 중산층의 활성화 대책은 없을까요.

이 의원 : 우선 마구잡이식 창업을 막아야 합니다. 지금같이 닭집이 잘된다 그러면 바로 옆에 닭집 또 차려서 같이 망하는 식은 안 된다는 겁니다. 자영업의 부침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조금 더 지자체에서 가이드라인을 줘서 지도하고 권유하는 식의 행정이 필요합니다.

지자체 간 아이디어 경쟁을 부추기는 인센티브 정책은 어떨까요. 구별로 가구거리, 웨딩거리 등을 만들면서 특화하는 식이지요. 이렇게 되면 양질의 자영업자를 양산할 수 있습니다.

김 본부장 : 창업 지원을 보다 세분화하고 실질적으로 해야 합니다. 당장 사업을 하고 싶어도 최근 오피스텔 임대료가 상당히 올랐고 공간도 없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분들을 위해 국가가 공공임대사무실제도를 운영하면 어떨까 합니다. 지자체나 국가가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사무실을 싸게 공급하고 보증금은 국가가 갖고 있게 한다면 위험도 크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중산층’이라는 인식을 자리 잡게 하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요.

이 연구원 : 우리나라는 소득 2만달러에 진입했지만 선진국의 과거 2만달러 시절과 비교해보면 실제 소비가 소득 대비 50%가 안 될 정도로 낮습니다. 미국, 일본이 소득 2만달러일 때 소비가 우리보다 높았지요. 소비가 그만큼 안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서비스 산업이 발달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봅니다.

누가 내수에서 돈을 쓰느냐 보면 상류층과 중산층인데요. 그들에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최근 언론이 백화점 매출, 카드사 매출이 늘었는데 이를 과소비 현상으로 몰고가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소비 역시 경제의 한 축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이를 진작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김 본부장 : 국민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개개인이 중산층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국가는 안전사고율이 높아 중산층 붕괴의 빌미를 제공한다면 이런 부분의 방지대책을 구축하면 됩니다. 반면 개인은 사회에 요구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가정경제에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위험을 기회로 보는 인식을 갖춰야 합니다.

잠깐용어 미국식 긴급구호제도

갑작스러운 재정위기가 닥친 가정에 30일간 생계급여 및 현물 등을 지원하는 복지서비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실시하고 있음. 중산층도 재정위기로 자산이나 수입이 일정 수준 이하 하락할 경우 수혜 가능함.

[사회·정리 = 박수호 기자]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1
admin 김하늬   2008-09-16 09:20:49
양극화 형상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도대체 누가 중산층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매경 이코노미에서 중산층 연구 기획기사를 다뤘기에 뽑아보았습니다. 중산층 언제될까요? ㅋㅋ
* 작성자
* 내용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