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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앞두고 북적이는 곳, 바로 재래시장입니다.
하지만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재개발로 인해서 마지막 추석을 맞고 있는 시장 상인들을 김병헌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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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시장,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빽빽하게 들어선 상점과 노점들,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장에 나선 주부들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물엿과 튀밥을 섞어 강정을 만들고, 푸짐하게 구워내는 전과 김이 피어오르는 송편은 그 옛날 시장의 모습 그대롭니다.
◀SYN▶ "자 언니야 입맛대로 골라가세요. 두단에 천원"
◀SYN▶ "이쁜 닭 한마리에 5천원"
추석 대목을 맞은 재래시장은 오랫만에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INT▶ 임순열 / 서울 수색동 "시골같고 정겹고 수퍼 대형마트하고 좀 다르죠."
◀INT▶ 최춘자 / 서울 남가좌동 "다른 곳보다 야채 같은 게 원채 싸요. 그리고 싱싱하고..."
하지만 상인들은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고 푸념합니다.
◀INT▶ 이재진 / 생선장사 4년 "여기가 재개발 하다보니까 이 주변이 많이 이사가셨어요. 많이 이사갔고..."
재래시장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시장은 이번 추석을 끝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모든 건물은 헐리고 이곳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벌써 텅 비어있는 상점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고 짐을 싸는 이들도 늘었습니다.
그래서 상인들도 대목의 기쁨보다는 앞으로의 걱정이 더 큽니다.
◀INT▶ 고진관 / 과일장사 7년 "어르신들 얘기하는 것은 무슨 추석이라기 보단 인생의 마지막 추석이 된다 싶은거죠."
그래서 이들은 이번 추석을 "눈물 젖은" 추석이라고 말합니다.
◀INT▶ 우광덕 / 생선장사 20년 "엄청 아쉽죠. 바로 당장 내일 모렌데 추석 지나면 끝나는 거죠. 나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 사람들이 다 끝나는 거죠. 눈물 젖은 추석이라는 표현이 참 맞죠"
시장 사람들에게 시장은 삶을 지탱하는 터전이었고 그래서 놓을 수 없는 희망이었습니다.
◀INT▶ 손금순 / 어묵장사 6년 "시장길에 딱 나오면 나보다 먼저와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 보면 자연히 힘이 나고... 지금도 또 다시 자리만 있다면 이런 일 하고 싶어요"
해가 저물면서 하나 둘 씩 불을 밝힌 시장에는 밤 늦도록 떠들썩한 외침과 부산한 움직임이 이어집니다.
또 다시 고층 아파트와 현대식 상가에 자리를 내주고 우리 곁에서 사라져갈 모습입니다
MBC 뉴스 김병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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