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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진화하는 세계의 진보 3.영국

  • 윤순혁
  • 조회 : 17391
  • 등록일 : 2008-10-01
“일상속 실천으로” 싱크탱크는 지금 변신중
창간 20돌 기념 연중기획, 다시 그리고 함께[4부]
진화하는 세계의 진보 3. 영국
한겨레 이용인 기자
» 지난 1월22일 영국의 싱크탱크인 영파운데이션이 지역의 혁신과 변화 방법에 대한 정책 보고서를 발간한 뒤, 제프 멀건 소장(가운데)과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영파운데이션 웹사이트

싱크탱크는 ‘기성복’이 아니다. 각 나라의 역사적·문화적 맥락에 맞게 독자성을 가미하면서 ‘맞춤복’으로 탈바꿈한다. 영국의 싱크탱크는 기성복에서 맞춤복으로 진화하고 있다.

첫회에 소개한 미국의 싱크탱크는 정치 엘리트들을 위한 정책 생산과 컨설팅이 주요 역할이다. ‘위로부터의 변화’에 강조점을 뒀다고 할 수 있다. 두번째로 게재한 독일식 싱크탱크는 시민교육을 중시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밑으로부터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칠게 얘기하면, 영국은 애초의 미국 모델 따라하기에서 탈피해, 영국의 경험론 철학에 뿌리를 둔 강한 실천 중심의 싱크탱크로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고민은 앞서 있지만 재정이나 연구인력 부족이라는, 우리나라의 싱크탱크와 비슷한 숙제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영국의 싱크탱크에 이어, 일본의 풀뿌리 민주주의 등 외국 진보그룹으로부터 시사점을 찾아보는 연중기획을 계속 연재할 예정이다.

영파운데이션 - 교육불평등 개선 위한 ‘대안학교’ 실험
데모스 - 피부 와닿는 정책들 블레어때 수용도

지난 7월2일 가랑비가 흩뿌리는 속에 찾아간 영국의 싱크탱크 ‘영파운데이션’(The Young Foundation)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지 않았다. 런던 외곽의 베스널그린 거리에 있는 아담한 2층짜리 빨간 벽돌 건물 두채를 사무실로 쓰고 있을 뿐이다. 영파운데이션의 창시자인 마이클 영이 가난한 이웃들 속에 함께 있겠다며 당시 빈민가였던 이 거리에 사무실을 낸 바로 그 자리다.

영파운데이션은 토니 블레어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제프 멀건이 2005년 소장으로 취임하면서 리모델링한 싱크탱크다. 1950년대 후반 마이클 영이 설립한 ‘공동체 연구소’와 ‘상호 부조 센터’라는 사회사업 조직을 통합해, ‘연구와 실천의 강력한 결합’을 내걸고 새로운 싱크탱크로 조직한 것이다. 옛 사무실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삶의 현장 속에서 강한 실천적 고리를 찾아 나가겠다는 뜻이다.

영국의 진보적 싱크탱크들이 실천과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영파운데이션뿐만 아니라 블레어 집권의 산실이었던 데모스도 창립 초기부터 ‘일상의 민주주의’를 표방했다. 1980년대 초 미국식 싱크탱크를 본떠 세워진 영국의 진보 진영 싱크탱크들이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영파운데이션의 ‘직원’은 6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연구만 하는 인력은 없다. 때로는 조언자이자 상담자이며, 연구자이자 새로운 사회사업의 개발자이기도 하다. 연구자인 동시에 실천가(thinker and doer)라는 것이다.

멀건 소장은 연구만 하는 싱크탱크를 ‘옛날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그리고 과거 영국의 싱크탱크들은 이론지향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실천 지향적이다. 21세기에는 전통적인 싱크탱크들이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디어와 연구결과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정책을 실천 속에서 검증해 보여주는 접근 방식이 미국식 싱크탱크와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영파운데이션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교육불평등 개선이다. 멀건 소장은 “차별적인 부의 세습이 교육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파운데이션은 빈곤한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해 ‘스튜디오 스쿨’이라는 새로운 정책 모델을 개발해 2007년 12월부터 실험에 들어갔다.

스튜디오 스쿨은 정기적인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 자녀나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14~19살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직업교육을 시키는 소규모 ‘대안학교’를 지역에 설립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올덤, 블랙풀 등 8개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학교 설립에 동참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집권 산실이었다고 알려진 데모스도 1993년 설립 당시부터 ‘일상의 민주주의’라는 표어를 한번도 내려놓지 않았다. 알레산드라 부온피노 연구소장은 “민주주의는 정치적 영역에서의 선거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선거는 몇년에 한번씩 치러질 뿐이다. 시민과 정치영역을 일상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그것이 생활정치다.”

데모스가 ‘일상의 민주주의’를 표방한 것은 당시 영국 정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보수당의 장기집권으로 병원이나 지방정부, 공공서비스의 질이 낮아져 전국적으로 시위가 일어났다. 그러나 노동당도 변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고, 노동당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들이 모였다.

급진적인 마르크시스트와 온건 자유주의자, 언론인과 공무원, 연구자, 녹색운동가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던진 화두는 “시민들이 원하는 진짜 욕구가 무엇이냐”는 거였다. ‘일상의 민주주의’는 이런 고민 속에서 나왔다.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이 모여 교육, 건강, 고용, 지역 현안 등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생활 정책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노동당 주류 연구자들의 지적인 보수성을 뒤집어 엎는 모험이었지만, 블레어는 데모스가 내놓은 정책들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데모스가 제안해 정책으로 받아들여진 대표적인 것으로 사회복지 분야의 직접지불제(Direct payment)를 꼽을 수 있다. 직접지불제는 장애인이나 노인, 산모 등에게 현금을 줘서 본인이 직접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하고 개인조력자를 고용하게 만드는 제도다. 정부가 사회적 약자들의 구매력을 높여주되, 당사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것이다.

실천과 현장 지향적인 싱크탱크는 영국의 경험론적인 철학 전통을 가장 잘 구현하는 모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학문적이고 구태의연한 노동당의 기존 정책 생산 방식에 대한 도전이라는 성격이 더 강하다. 진화하지 않는 진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런던/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이념과 실천 교량 역할이 성공적 싱크탱크 되는 길”

제프 멀건 영파운데이션 소장

» 제프 멀건(사진)
현장 지향적인 새로운 싱크탱크 모델을 실험하고 있는 제프 멀건(사진) 영파운데이션 소장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속적인 변화를 달성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피력했다.

멀건은 토니 블레어 노동당 당수가 총리가 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영국 정부에서 총리실 전략국장, 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05년 영파운데이션 소장으로 취임했다.

-싱크탱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념과 실천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또 성공적인 싱크탱크를 위해선 정치 영역, 이념 영역, 실천적인 정책 영역 등 세 영역에 대한 정교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런 교량 역할이 학문 중심의 대학이나 단순한 정치적 조언자 그룹, 순수한 운동단체 따위와 싱크탱크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싱크탱크가 생존하기 위한 조건을 꼽으면?

“세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정치인이나 공공기관, 기업인들의 수요가 있어야 한다. 수요가 없다면 싱크탱크는 (자신들의 말을 들어줄) 청중을 확보할 수 없다. 두번째로 재정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돈이 없으면 연구자를 채용할 수 없고, 정치적·지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세미나나 행사도 열 수없다. 세번째로 명석하게 사고하는 연구자가 필요하다. 연구자들은 때때로 정치적 능력과 학문적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영파운데이션 모델이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직감이기는 하지만, 교육이나 보건의료 문제들은 주장만 하기보다는 실천을 통해 쟁점을 전파하는 것이 지속적인 변화를 달성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영파운데이션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사회정의, 다시 말해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서로에 대한 부조와 책임감 등 (공동체 정신과 같은) 일종의 이념적 패러다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공식적인 싱크탱크가 없었지만 베트남, 앙골라까지 확산됐다. 구체적인 정책, 방송 공공성과 같은 정책 개념, 그보다 상위의 패러다임, 이 셋은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런던/이용인 기자

 

 
머리띠-신발끈 졸라매고 ‘정당 보호막’ 탈출
 
창간 20돌 기념 연중기획, 다시 그리고 함께[4부]
진화하는 세계의 진보
한겨레 이용인 기자
» 중도 진보 진영의 국제 연대를 기치로 내건 정책 네트워크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재직할 때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지금은 중심 인물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3년 7월 영국에서 열렸던 정상회의 모습. 폴리시네트워크 제공

‘우경화 노동당’ 멀리하자 재정·인물난 이중고
“독립성 우선”…연구원들이 ‘프로젝트 세일즈’

영국의 중도 진보적인 싱크탱크들을 둘러싼 환경이 따뜻하지만은 않다. 상당수 싱크탱크들이 재정 부족, 노동당과 관계 설정, 인물난 등으로 고민하는 모습이다. 어찌 보면 새로운 도전에 부닥쳤다고 볼 수 있다.

영국 싱크탱크들의 첫번째 고민은 재정이다. 기업이나 개인의 후원을 받지만 풍족하지 않다. 독일의 싱크탱크처럼 국가나 노동조합 같은 든든한 후원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싱크탱크의 정책에 대한 수요가 많은 미국처럼 기업이나 후원자들의 기부가 밀려들어오지도 않는다. 어찌 보면 싱크탱크 운영 책임자들의 개인적인 재정 마련 능력에 의존하고 있는 편이다.

1986년 설립된 공공정책연구소(IPPR)는 한때 ‘사실상 노동당의 싱크탱크’라고 불릴 정도로 규모도 가장 크고 유명세를 탔지만 지금은 재정 사정이 여유롭지 못하다. 리사 하커 공공정책연구소 공동소장은 “솔직히 말해 31명의 연구자들에게 월급 주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돈이 많다.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수준의 연구자들을 채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재원을 연구자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프로젝트를 제시하면 이 프로젝트를 원하는 회사나 개인으로부터 연구자금을 끌어온다.”

명성으로만 따지면, 공공정책연구소의 유명세는 2007년 10월 <전망 매거진>이 주는 ‘올해의 싱크탱크’ 상을 받을 정도로 여전하다. 실제 공공정책연구소가 내놓은 뉴딜 정책은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가 1998년 채택해 적극적으로 실행하기도 했다. 뉴딜 정책은 훈련, 실업자 보조금, 실업자를 위한 자원봉사 등을 통해 실업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2001년에는 ‘아동 신탁기금’을 제안했고 2005년에 노동당 정부가 주요 정책으로 채택해 실행하기도 했다. 신생아가 태어나면 현금을 주는데, 특히 빈곤층 아동들에게는 더 많은 금액을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이었다. 이 돈은 신탁기금에 투자돼 성인이 되면 상당한 종잣돈을 갖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소 명성만큼 재정이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데모스(Demos)의 경우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알레산드라 부온피노 연구소장은 데모스 생존 전략의 첫번째로 재정 확보를 꼽았다. 18명의 연구인력을 두고 있는 데모스의 1년 예산은 180만파운드(약 36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부나 유럽연합 프로젝트를 수행해서 버는 수입이 10%이고, 사업가들이 먼저 프로젝트를 맡기는 게 20%이다. 나머지 70%는 ‘세일즈’, 다시 말해 연구자들이 아이디어를 만들어 후원자를 찾아다니며 자금을 구해와야 한다는 것이다. 부온피노 소장은 “개인 차원의 후원금은 아예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중도 진보 진영의 싱크탱크들이 겪고 있는 재정적 어려움의 배경에는 노동당과 관계 설정 문제가 깔려 있다. 1997년 블레어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싱크탱크들은 거의 ‘일심동체’였다. 부온피노 소장은 “블레어 전 총리는 초기엔 아주 진보적이었고 (우리도 거기에 동의했기 때문에) 당시 노동당으로부터 상당한 재정적 후원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블레어 정부가 우경화되면서, 싱크탱크들과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부온피노 소장은 “블레어의 진보성이 떨어지면서, 명시적으로 다툼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골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데모스 내부에선 노동당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재정 확보라는 어려운 과제를 새로 떠안게 된 것이다. 정당을 제외하곤 싱크탱크들이 내놓은 정책을 소화해줄 만한 ‘시장’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부온피노 소장은 “부족한 운영자금은 재원을 다양화시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정책연구소도 비공식적으로는 노동당 정책 입안자들과 잦은 만남을 갖지만, 노동당에 공식적인 정책 보고서를 제출하지도 않으며, 노동당의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지도 않는 쪽으로 돌아섰다. 하커 소장은 “정치 정당으로부터 계속 독립적으로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싱크탱크는 전문성을 유지하고 변화를 주시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영파운데이션은 재정이 풍족한 편이라고 한다. 후원기업 목록을 보면, 브리티시텔레콤, 시스코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블레어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제프 멀건의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지, 독일처럼 제도적 뒷받침이나 미국과 같은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물난도 또하나의 고민이다. 1997년 런던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대담 이후, 중도진보 정부의 지도자들이 모여 만든 ‘진보 정상회담’(Progressive Governance Summit)의 실행기구인 ‘정책 네트워크’(Policy Network)가 단적인 사례다.

중도 진보 진영의 국제적 연대를 기치로 내건 정책 네트워크에는 각 국의 정치인, 앤서니 기든스 같은 전문가 그룹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지만 클린턴과 블레어의 퇴진 이후 중심 인물이 없어졌다. 정책 네트워크의 올라프 크램 소장은 “사실 우리한테는 엄청난 도전”이라며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오스트레일리아의 케빈 러드 총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새 간판 얼굴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당에 맞서기 위해 1980년대부터 하나둘씩 출범한 영국의 중도 진보 진영 싱크탱크들은 재정·인물난과 노동당 집권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분기점에 서 있다.

런던/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연구주제 선정땐 4단계 엄격 심사 정치·소통감각 연구원 주요 덕목”

리사 하커 영국 공공정책연구소장

영국의 중도 진보 진영 싱크탱크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 공공정책연구소(IPPR)는 연구 주제의 선정 등에서 엄격한 절차를 거친다.

연구 주제 선정은 대체로 네 단계를 거친다. 우선 각각의 연구자들이 전공 분야를 살려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주제를 선정한다. 그 다음에 팀 안에서 연구자가 프로젝트의 취지를 프레젠테이션한다. 세번째로 동료평가(peerreview)를 거친다. 동료평가는 엄밀하고 공정하며 비판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여기서 프로젝트의 질뿐만 아니라, 공공정책연구소가 지향하는 가치 등에 어긋나지 않는지도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하면 단계마다 외부 자문을 받기도 한다.

연구 결과물이 나오면 영향력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보고서가 내세웠던 정책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잘 인식됐는지가 가장 중요한 척도다. 정책보고서가 실제로 정책을 변화시키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평가 항목에 들어가 있다. 그러나 리사 하커 소장은 “사후 영향력 평가는 주관적일 수가 있어 너무 힘들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연구자를 채용할 때 명문화된 규정이 있거나 특별히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체로 서너가지를 점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커 소장은 전했다. 우선 학문적 연구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논문이나 보고서 같은 연구 분야의 경력이 잣대가 된다. 두번째로 정책을 다루는 연구소이다 보니, 연구자가 정치 영역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이나 지식이 있는지도 살핀다.

세번째로 인터뷰와 같은 의사소통 능력을 본다. 현장 중심의 연구를 통해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이 연구소의 전통이기 때문이다. 네번째로 펀딩(재정 확보)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하커 소장은 “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비용이 들어가는데, 연구소 차원에서 돈을 지급하지 못하므로 본인의 펀딩 능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능력 등은 뛰어나지만 펀딩 능력이 부족한 경우, 연구소 차원에서 별도의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고 한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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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윤순혁   2008-10-01 18:39:21
최소한, 예전처럼 단순한 예찬조의 기사가 아니어서 맘에 드네요. 영국의 현실을 보여주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짚어 주는 방식도 인정할 만 하구요. 9월26일(금)자 신문 6,7면을 활용해 눈이 가는 기사였습니다. 읽는 내내 우리나라의 싱크탱크는 뭘하고 있나 하는 의문이 살며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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